독회 준비

학기 시작 전, 두 달간 독회를 빡세게 돌릴 생각이다. 하나는 내가 캐리받는 모임이고 하나는 내가 강의하는 모임이고 나머지 하나는 함께 배워가는 모임(?)이다.

  • 합리적 불일치를 주제로 아티클들을 읽는 모임이 있다. 난 인식적 불일치에 대한 유망한 해소법이 합리성이 개념 체계를 통해서만 예화될 수 있다고 보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존재론적 다원주의 내지 개념상대주의와 연관되는 해소법이라고 생각한다. 합리적 불일치에 관해 알아보며 이를 내 생각처럼 간단히 해소할 수 있을런지를 재어 보는 작업은 다원주의에 관한 내 입론을 강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 퍼트남의 후기 철학에 관해 논하는 모임이 있다. 학위논문을 쓰며 참조한 후기 퍼트남의 주저들을 정리하고 그 정당성을 토론하려 한다. 논문을 쓰며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비평들이 필요하다. 가능한 비판이 어떤 것일지 확인하고 나서야 퍼트남 스타일의 논변들에 기초해 나의 철학적 입장을 개진하는 것이 보다 촘촘한 작업이 될 것이다. 이 모임은 그런 촘촘함을 만들기 위해 만들었다. 물론 석사 딸거라고 유세부리는 것도 있다(…).
  • 이영의 교수의 책 <베이즈주의>를 읽는 모임이 있다. 이 책의 전반부는 베이지언 인식론을 개괄한 뒤 그것을 주관적 합리성 모델로 해석하는 방법이 맞는 딜레마에 관해 논한다. 그리고 후반부는 그의 객관적 베이지언 인식론을 정초하는 데에 할애되어 있다. 베이지언 인식론은 불일치의 문제와, 객관적 합리성은 퍼트남의 철학과 연관되어 있기에 이 책이 나에게 의미가 있다. 적어도 퍼트남은 베이즈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 철학적 여정을 마무리했으므로, 그의 작업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정교화하는 작업을 위해 이영의의 책을 참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한편으로는 토대를 놓는 프렙-쎄메스터가 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공부를 정리하고 정교화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두어 달 동안 백수로 지낼 요량이어서 가능한 결정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미진했던 점은 보완하고, 준비해야 할 것은 단단히 준비할 것이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며 갖는 야심찬 포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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