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금호강

버스는 사람도 없이 갔고
모두가 잠든 새벽에도 시간은 흘렀다

텅 비어버린 그 교회당의 철탑
철탑을 감싸는 조명들
흰 빛은 다리 위에 닿고

“어린 때 동무들 /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 나는 무얼 바라 / 나는 다만, 홀로 沈澱하는 것일까?”

쉽지도 않은 시를 윤동주를 빌려 쓴다
(아니다 동주에게 빌어 쉽게 시를 썼다)

강을 건너며 무심코 돌린 고개
눈에 들어온 흰 빛의 철탑
다른 이름을 달고 선 고향
빈 교회당 안에서도 시간은 흐를 터이다

해가 뜨지 않아도 닭은 운다
허여멀건한 눈빛이 무언가를 보았나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왕관 쓴 이는 그의 고개를 젓고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

지나간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혼을 던져 강물에 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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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확정자 그리고 두 종류의 현실주의

가브리엘 콘테사는 이 논문에서 양상 현실주의를 '순한맛'(softcore) 현실주의와 '매운맛'(hardcore) 현실주의로 구별한다. 전자는 스톨네이커로 대표되는 전통적 현실주의이고, 후자는 성향주의로 대표되는 새로운 현실주의이다. 저자는 후자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응하고 전자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매운맛 현실주의를 옹호하고자 시도한다.

변화들: 다시 여는 말

블로그에 몇 가지 변화를 줬다. 1. 주소를 바꿨다(https://philtoday.kr). 보다 오랫동안 사용하고, 뉴스레터와 연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하던 생각이다. 이에 맞추어 외부용 메일(wj@)과 뉴스레터용 메일(newsletter@) 역시 본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명함에 반영해야지. 2. 블로그 이름도 바꿨다. “백야”를 버리고 “오늘의 철학”으로 왔다. 사적인 공간의 이름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