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우울

이름은 지나갔습니다

길지도 않던 시간인데
다 어디로 흘러갔는지요

D, J, Y, K … 그 이름들
그것을 기억하고 난
또 그 기억에 이어진 것들을
떠올리다 오늘도 밤을 보냈습니다

왜 갑자기 그 이름들인지,
글쎄 내가 알 일은 아닙니다만

단지 내가 아는 것은
계절이 돌아오고
돌아오지 않은 이들이 남고
나는 그 이상한 역설을 보았다는 것이지요

이 상념도 잠깐일 터입니다

여름에 부채장수 겨울에 장갑장수
그렇게 한 철 벌어 나를 먹고 사는 우울입니다

그런데 흘러간 그 얼굴들은
대체 왜 이 계절에만 없는 것이 아닙니까
지난 것이 결코 돌아오지 않고 돌아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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