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존재론

나는 나를 소개할 때 “메타존재론”의 주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메타존재론이란 무엇인가? 존재론에 있어 문제되는 사안 일반을, 그 존재론 밖에서 분석하는 작업이다. 예컨대, Philpaper.org는 메타존재론의 하위분류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고 있다: 존재론적 개입; 존재론적 규약주의 및 상대주의; 존재론적 불일치; 존재론적 허구주의; 존재론적 다원주의; 존재론적 실재론; 양화와 존재론; 형이상학에서의 방법론.

나의 글들은 상당 부분 메타존재론적 주제에 관여하는 듯하다. 또 내가 원하는 향후의 작업 방향 역시 메타존재론적 주제에 해당한다. 실질적 대상은 신학이거나 비평이거나 윤리학이거나 양상 이론이거나 예술(특히 문학) 작품이거나 하지만, 결국 그 형식은 메타존재론적 논증의 것을 갖는다.

국내에서 메타존재론이라는 표현은 잘 쓰이지 않는 듯하다. 이것을 온전히 옮긴 “상위존재론”이라는 표현 역시 박준호의 논문에서만 발견된다. 메타존재론적 연구가 없기 때문은 아니다. 메타존재론이라는 표현으로 언급되는 연구의 영역이 우리나라에서는 논리학이나 존재론, 형이상학의 하위영역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다. 그저 이 표현이 학계에서는 익히 쓰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여하간 메타존재론은 그렇다. 개별 존재론에 전제되는 존재에 관한 태도를 분석하고, 그것이 타당한 태도인지, 또는 그것에 대한 타당성 평가를 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서로 다른 존재론이 통약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가능한지 논구한다. (콰인에 의해 도입된) 존재자에 대한 양화로서 존재론적 개입 기준을, 어떻게 개별 존재론이 포함하고 있는지 탐구한다.

메타존재론은 형이상학과 인식론의 문제에 더 깊이 관심갖는 경향이 있고, 정치철학의 문제에는 덜 관여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물론 그 메타존재론 담론이 어떤 철학사적 배경을 갖는지는 영향을 준다. 정치철학의 존재론적 개입 경향이 적은 영미철학계와 달리, 그 경향이 지대한 유럽철학계에서는 메타존재론이 곧 정치철학적 문제에도 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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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확정자 그리고 두 종류의 현실주의

가브리엘 콘테사는 이 논문에서 양상 현실주의를 '순한맛'(softcore) 현실주의와 '매운맛'(hardcore) 현실주의로 구별한다. 전자는 스톨네이커로 대표되는 전통적 현실주의이고, 후자는 성향주의로 대표되는 새로운 현실주의이다. 저자는 후자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응하고 전자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매운맛 현실주의를 옹호하고자 시도한다.

변화들: 다시 여는 말

블로그에 몇 가지 변화를 줬다. 1. 주소를 바꿨다(https://philtoday.kr). 보다 오랫동안 사용하고, 뉴스레터와 연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하던 생각이다. 이에 맞추어 외부용 메일(wj@)과 뉴스레터용 메일(newsletter@) 역시 본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명함에 반영해야지. 2. 블로그 이름도 바꿨다. “백야”를 버리고 “오늘의 철학”으로 왔다. 사적인 공간의 이름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