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백야에는 역시 아무도 안 보겠지 싶은 맛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윽 난 데이터 자원을 낭비하는 것인가. (망망대해에 세제 반 방울 뿌리는 정도다.)

  • 성서정과에 따른 묵상을 조금씩 하고 있다. 믿음이 늘은 것인지 우울이 늘은 것인지 잘 분간이 안 간다. 그래도 무언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니 다행이다. 이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인데 좋지 않은 것이 있을까.)
  • 로히종에 게재한 글을 종종 스크랩당하곤 한다. 여태까지 확인한 것으로는 5월 정기연재와 <철학의 과제로서 ‘명료화’>를 스크랩당한 모양이다. 누군가 외부인이 내 글을 가져간다. 난 책임지지 않을 공간으로 로히종이 있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가보다.
  • 주말에 몸살기운이 있었다. 몸의 문제인가 마음의 문제인가? 이런 고민을 하며 사느냐 죽느냐를 묻곤 했다. 그러다 로히종에 적었던 글 하나에서 ‘죄를 지을까봐 죽으려 하는 염세주의자’를 비꼬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를 비꼬는 걸 보다니! 하기사 플라톤 읽을 때의 나는 데이빗슨을 조롱했을지도 모르겠다.
  • 논문을 이미 쓴 사람도 있고, 쓰고 있는 사람도 있고, 학부 시험 조교로 들어오는, 언젠가 같이 수업을 들었던 철학과 대학원생들이 있다. 그들을 보며 나의 내년을 상상해본다. 난 얼마나 모난 돌이 되고 얼마나 못난 논문을 쓸 것이며 얼마나 교수와 충돌할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탈모가 올 기분이다👴🏼
  • 로히종의 이전 글들을 검토하며, 나의 과거 생각이 참 혼란스러웠음을 깨닫는다. 철학은 명료화라면서 이 멍청아! 아, 여기에서도 난 날 비꼬는구나.
  • P교수에게 받았던 책을 두고 서평을 적어보려 했다. 나의 철학 스타일과는 별개로 뭔가 적어 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당사자가 이 서평을 마음에 들어 할는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컴퓨터에 영영 매장되려나.
  • 워드프레스 아이폰 앱은 이쯤되면 슬슬 버벅이다가 곧 지맘대로 꺼질 터이다(이미 사실 위위문단에서 꺼졌다). 그만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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