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있어 철학의 역할

누군가가 묻는다. 왜 대륙철학과 달리 분석철학의 작업은 예술적 영향력이 크지 않은가? 분석철학의 작업에 영향받은 예술가는 왜, 니체에게 영향받은 수많은 이들과 달리, 없는가?

나는 이 질문이 애초에 잘못 놓였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어떤 철학에 있어서도 그것이 예술에 있어 갖는 역할은 없다. 다만 몇몇 철학자들의 저작은, 그것이 채택하는 표현이 유도하는 상상력으로 인해, 몇몇 예술 작품을 만들게끔 했을 뿐이다.

다시 누군가 말한다. 최근의 예술계의 동향은 그렇지 않다. 챠머스의 작업으로부터도 작품이 만들어진다. 과학 역시 시각 예술에 기여한다.

나는 이 반론이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이 때에도 예술 제조의 역할은 오로지 예술가에게 있다. 철학적 주장이나 과학적 사실은 예술가의 창조적 이해가 아니고서는 작품과 무관하다.

심지어 그의 반론을 따를 때, 모든 분야의 모든 작업이 예술에 역할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것이 애초에 ‘예술에 있어서 그것의 역할이 무엇이냐’라고 물을 때 답해지면 좋은 것인가? 그것은 너무나 사소하다. 언제나 ‘나름의 역할이 있다’라고 대답되어야 하는 질문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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