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1)

J 박사께서 역한 책을 읽는다. 헤겔의 종교철학적 입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학부에서 헤겔을 배울 일이 없었다. 개론에서 다루기엔 너무 큰 주제이고, 헤겔만을 다루기엔 너무 깊어질 것이어서 그랬던 듯하다(우리 학교에는 헤겔 전공자⎯⎯참 이상한 단어이지만⎯가 없다). 여튼, 그래서 헤겔을 배울 일이 없었다.

저자의 헤겔 이해가 탁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양 글이 아주 쉬우면서도 알차다. 보여줄 것만 보여주며 숨길 것은 숨기고, 더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어쩌면 최고의 주석서이다. 또 역자의 원서와 헤겔 이해 및 번역 실력이 맞물려서 역서임에도 그 주석들이 쉽고 편안하게 읽힌다. “헤겔이 이래서 일류 철학자이구나”를 칸트 이후 유럽철학에 문외한인 내가 느낄 만큼.

석사 논문으로 다원적 (비)실재론에 관해 쓸 작정이다. 헤겔은 의외로 많은 영감을 준다. 한번 책을 쭉 읽어보아야겠다. 그 후, 여력이 된다면 십년 째 책장 구석에서 “맹렬히 잠자고 있는” 헤겔의 <법철학>을 꺼내어 읽어 볼 것이다. 십년 전과 지금 나는 어떤 독해력의 차이를 가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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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확정자 그리고 두 종류의 현실주의

가브리엘 콘테사는 이 논문에서 양상 현실주의를 '순한맛'(softcore) 현실주의와 '매운맛'(hardcore) 현실주의로 구별한다. 전자는 스톨네이커로 대표되는 전통적 현실주의이고, 후자는 성향주의로 대표되는 새로운 현실주의이다. 저자는 후자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응하고 전자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매운맛 현실주의를 옹호하고자 시도한다.

변화들: 다시 여는 말

블로그에 몇 가지 변화를 줬다. 1. 주소를 바꿨다(https://philtoday.kr). 보다 오랫동안 사용하고, 뉴스레터와 연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하던 생각이다. 이에 맞추어 외부용 메일(wj@)과 뉴스레터용 메일(newsletter@) 역시 본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명함에 반영해야지. 2. 블로그 이름도 바꿨다. “백야”를 버리고 “오늘의 철학”으로 왔다. 사적인 공간의 이름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