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하반기 이야기

최근의 여정은 이랬다:

  • 지난 1학기에 종합시험을 통과한 뒤 학위논문에 착수했다. 퍼트남의 내재적 실재론이 종교들에 대한 철학에 있어 갖는 다원주의적 함의를 밝힌 뒤 내재적 실재론을 옹호하는 것이 논문의 골자였다. 퍼트남에 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외부 교수님을 부심으로 초빙했는데, 한편으로는 이 덕에 뿌듯한 연구가 가능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때문에 졸업이 곤경에 빠질 뻔했다. 지금은 학위논문 최종 통과를 위해 서면 심사 통지를 기다리는 중.
  • 기다리는 사이 박사과정에 지원했다. 유학에 큰 뜻이 없어서 자교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다. 연구는 마찬가지로 신카르납주의 계통의 모델에 관한 것에 방향성을 둘 듯 싶다. 다만 우리 학교는 물론 국내에 신카르납주의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신 분이 눈에 띄지는 않는 듯하다. UIC에 계신 CC 교수님들과 좀 교류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든 저렇든 박사논문은 영어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목회자 과정은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이달 말까지만 일하고 교회 또한 그만두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다들 어려운 결정 아니냐며 놀라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자주 하던 고민에 결판을 지은 것 뿐이었어서.. 군 문제 등이 조금 걸리긴 하는데, 일단 박사과정을 하면서 최대한 미룰 생각이다. 생활비는 어쩌지.
  • 지난주에 학위논문 최종 원고를 제출했다. 제출하자마자 몸과 마음에 긴장이 풀렸는지 잠도 칼같이 안 자게 되고, 와우도 다시 시작했다. 이렇게 겨울만 좀 뻐기다가.. 2월즈음 본격적으로 연구에 복귀해야지 싶다.
  • 친구 H는 (학부생에다가 지금은 군인인데도) 한 국내 저널에 이달 논문을 올렸다. 나도 좀 일찍 그런 경험을 해 볼 걸 하는 생각이 들며 부럽기도 하고 샘나기도 하고.. 뭐 그렇다 쩝쩝.. H에게 지적 도전을 여럿 받는 하반기였다.
  • 여튼 어서 졸업을 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으로 지내는 하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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