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두 해 전의 일이다. 내가 출석하던 교회의 소속목사로 있던 H의 수업을 수강하고 있었다. 그는 비록 소속목사였지만 담임목사의 출타로 인해 부활주일 설교를 맡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설교가 범상치 않았다. 한국 교회의 맥락에서, 그것도 대예배에, 예수의 부활은 물리적 몸의 부활이 아닌 형제들 가운데에 드러나는 예수 형상의 재현 사건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크게 고뇌에 빠지며 집으로 돌아갔다.

K가 말했다: “배운 대로 해야지. 나는 신학교에서 배운 거 아까워서요.”

태블릿 뒷면에 붙여 두었던 호주 대사관의 “무지개 캥거루” 스티커를 떼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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