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느 겨울에 어딘가에 어떤 메모를 남긴 적이 있었다. 메모의 요지는 추운 날 문을 꼭 잠그고 있는 이는 굶어 죽을 것이듯 힘겨운 날에 자기고립적으로 버틴다면 그는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이야기였다.

B는 나의 메모를 두고, “나는 그래도 문을 잠글래”라고 아래에 적었다. 나는 당시 이른바 “윤리적 통각”이라 할 만한 것에 매료된 이었고, 같은 맥락 상의 이유로 B에게 따졌거나, 또는 그를 질책했었다. 그는 역시나 스트레스를 받아했고.

문득 그 때가 떠올랐다. 지금 나에게 묻는다면 그 때의 B와 같이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잠깐동안 사람 사이의 경계라는 것을 풀어두고 있었는데, 다시 그 경계가 올라오고 있다. 단순한 우울감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영리한 사람이어서 굶어 죽을 일은 하지 않는 것이었다.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