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 연습 (1): 종교와 과학은 양립할 수 없는가?

<지평>에서 가져옴. (2018년 6월 6일자 게시글)


이하의 논증에 따라, 과학적으로 부조리한 종교적 진술은 (i) 그것이 내포하는 어떤 과학적 명제의 거짓에 의해서만 과학적 진술들과 양립 불가능하며, (ii) 그 진술이 내포하는 종교적 명제에 대해서는 과학적 진술과 양립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할 수 없음이 증명된다.


간단한 논증

(1) 일반적인 신앙적 행태에 비추어, 종교적 대상들은 인간의 언어 안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하자. 또는 우리는 종교적 대상을 그런 존재자로 믿는다

(2) 과학의 대상은 세계 내에서 경험 가능한 사실이다. 또는 그러한 사실과 물리적으로 관련된, 경험이 따라 반증 가능한 대상들이다.

(3) 두 진술이 양립 불가능하려면, 두 진술은 같은 대상에 관한 진술이거나 서로 인과성을 갖는 사실에 관한 진술들이어야 한다.

(4) 과학적 진술 S와 종교적 진술 R이 양립 불가능한 경우를 가정하자.

(5) 과학적 대상은 경험적 명제로 진술되며, 오로지 그 때에만 과학적 진술이 구성된다. (2에 따라)

(6) 그런데 어떤 것이 경험적 명제라면, 그 명제의 구성요소들은 언어적으로 환원될 수 있다.

(7) R이 경험적 명제를 내포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하자.

(8) 이 경우 R은 경험적 사실에 관한 진술이 아니다.

(9) 그러므로 R은 어떤 S와도 양립 가능하다. (2, 3, 7에 따라)

(10) R이 경험적 명제를 내포하는 경우를 가정하자.

(11) 그런데 그러한 R이 경험적 진술의 일종이라고 가정하자.

(12) 그러한 R은 존재하지 않는다. (1, 6, 11에 따라)

(13) 그러므로 R은 경험적 명제의 일부가 아니다.

(14) 그러므로 R은 경험적 대상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15) 그러므로 R은 어떤 S와도 양립 가능하다. (2, 3, 14에 따라)

(16) 그러므로 가능한 모든 R은 S와 양립 가능하다. (7-9, 10-15 양도법칙)

(17) 그러므로 4는 거짓이다. (4,-16 귀류법)

(18) 모든 과학적 명제와 종교적 명제는 양립 가능하다. (17 ~제거)

(19) 어떤 S와 양립 불가능한 진술 S’를 내포하는 종교적 진술 R’을 가정하자.

(20) R’이 순수한 종교적 진술, 즉 경험적 대상의 진위를 판단하지 않는 오로지 종교적 대상에 대한 진술이라고 가정하자.

(21) 그런데 R’는 S’를 내포한다.

(22) 따라서 R’은 경험적 대상에 관한 진술이다.

(23) 그렇다면 R’은 부분적으로 과학적 진술을 연언한 명제를 표현한다.

(24) 따라서 20은 거짓이다.

(25) R’은 순수한 종교적 진술이 아니다. (20, 24 귀류법)

(26) R’의 종교적 부분 r과 그렇지 않은 부분 r’을 구분하자.

(27) S에 대해 r이 R’의 양립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가정하자.

(28) r이 경험적 내용을 가져야만 27이 참이다.

(29) 그러나 r은 오로지 종교적 내용만을 포함한다. (26에 따라)

(30) 따라서 r은 경험적 내용을 갖지 않는다. (1, 29에 따라)

(31) 27이 거짓이다. (28, 30에 따라)

(32) R’이 S와 양립 불가능할 수 있다면 그것은 r’과 S가 양립 불가능한 경우 뿐이다.

(33) 그런데 r’는 종교적 대상을 명제의 구성 요소로 갖지 않는다.

(34) 따라서 r’와 S의 모순은 종교적 진술과 과학적 진술의 양립 불가능성과 무관하다.

(35) R은 잘못된 경험적 명제 r’에 대해서만 과학적 명제와 양립 불가능하다.

(36) 따라서 어떠한 R과 S에 관해서도, 종교적 명제와 과학적 명제 간의 양립 불가능은 일어나지 않는다.

(결론) 종교적 진술과 과학적 진술의 양립 불가능성에 관한 주장은 사이비 주장이며, 종교적 진술은 잘못된 과학적 명제를 내포하는 경우에만 오로지 그 명제에 있어 과학적 진술과 양립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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