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제 논리 (1): 명제 논리란?

이 글에서 우리는 명제 논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명제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볼 것이다.

오늘의 논리학 시리즈는 현대 논리학에 대한 포괄적이고 기초적인 이해를 위한 자료들을 제공합니다.

  1. 명제 논리 (1) | (2) | (3) | (4)
  2. 1차 양화 논리 (1) | (2) | (3) | (4)
  3. (추가 예정)

1.1. ‘명제’ 논리?

우리는 먼저 명제 논리propositional logic에 대해 다룰 것이다. 명제 논리를 구성하는 연산자들과 공리, 추론 규칙들이 다른 논리 체계에 대해서도 가장 기초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명제 논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명제 논리’란 무엇인가?

논리학은 여러 가지 논리 체계들을 다룬다. 명제 논리, 양화(술어) 논리, 양상 논리, 초일관 논리 등등. “논리” 앞의 수식어들은 그 논리 체계가 주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초일관超一貫 / paraconsistent 논리는 체계의 일관성에 대한 요구를 뛰어 넘는超, para- 논리 체계의 경우를 다룬다. 양상 논리는 “...-ㄹ 수 있다”, “반드시 ...이다”와 같은 꼴의 이른바 ‘양상 문장’들을 다룬다. 양화量化 / quantificational 내지 술어 논리는 술어가 사용된, 특히 사용된 술어가 ‘모든’이나 ‘어떤’ 따위의 양화사量化司 / quantifier로 구속된 변항을 수식하는 문장들을 다룬다. 마찬가지로, 명제 논리는 명제들propositions을 다룬다.

그렇다면 명제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맥락을 별개로 두고, 우리는 “명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p\text{가 명제이다} \iff p\text{가 참이거나 거짓이다}\tag{1.1}\] 이는 ‘진리 담지자truth-bearer’로서 명제를 이해하는, 즉 명제란 진리값을 갖는 존재자entity라는 생각을 바탕에 둔 정의이다.

이 정의를 통해 우리는 명제 논리가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게 된다. 명제 논리는, 참이거나 참이지 않은 것들, 즉 명제들에 관해 적용되는 논리적 원리들을 체계화한 논리 체계, 내지 논리학적 연구 분야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체계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1.2. 형식 체계를 구성하는 방법

명제 논리의 구성에 앞서, 어떤 형식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 두자. 우리 모두는 초등 교육 과정을 통해 산수라는 모범적인 형식 체계에 관해 배웠다. 그렇다면 산수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었던가?

먼저, 산수에는 산수의 식이 될 수 있는 기호들과 그 기호들의 결합 방식이 있었다. 가령, \(1\), \(2\), \(\times\), \(+\), \(=\)는 산수의 식에 포함될 수 있는 기호들이다. “러셀”이라는 기호는 산수의 식에 포함될 수 없다. 하지만 산수의 기호들로만 구성되어있다고 모두 산수의 식인 것은 아니다. 가령, \(1+2=2\)는 식인 반면 \(1+\times2=\)는 식이 아니다. 이렇게, 어떠한 기호들이 식에 포함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호들이 어떻게 배치될 때 식이 되는지 등을 주제로 할 때, 우리는 이를 구문론syntax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런데 산수는 기호들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호 “\(1\)”이 ‘하나’를 의미한다는 것을, “\(\times\)”가 ‘곱하기’를 의미한다는 것을, 또한 “\(1\times 2\)”가 1을 두 번 곱한 수를 의미한다는 것을 안다. 즉, 이 기호들이 무엇으로 해석되어야 하는지를 안다. 그리고 우리는 “\(1\times 2=2\)”가 참인 산수의 문장이고, “\(1\times 2=3\)”은 참이 아닌 문장임을 안다. 이와 같이, 각 기호들과 문자열string, 그리고 식에 어떤 의미가 할당되는 것인지를 주제로 할 때, 우리는 이를 의미론semantics이라고 부를 것이다.

구문론과 의미론이 준비되었다면, 형식 체계에 필요한 마지막 요소가 소개될 차례이다. 그것은 바로 연역 체계deductive system 내지 공리 체계axiomatic system이다. 형식 체계의 연역 체계는, 항상 참인 식을 내놓는 문장꼴(“공리”)과 한 문장으로부터 다른 참인 문장을 이끌어내는 방법들(“도출 규칙”)로 구성되어 있다. (즉 넓게 보아 연역 체계는 구문론과 관련된 셈이다.) 가령, 수 \(n\)에 대해 다음은 항상 참인 문장꼴이다:\[n+n=2n\] 또, 우리는 참인 등식 \(\alpha = \beta\)의 양변에 같은 수를 곱해 얻은 등식이 참이라는 것을 안다. 즉, 가로선을 ‘위의 식으로부터 아래 식을 연역할 수 있다’의 의미로 사용할 때,\[\begin{prooftree}\AxiomC{$\alpha =\beta$} \UnaryInfC{$n\cdot\alpha = n\cdot\beta$}\end{prooftree}\] 이처럼 우리는 형식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인 구문론, 의미론, 연역 체계에 대한 이해를 이미 가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명제 논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명제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명제 논리의 형식 체계가 어떻게 구성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Read more

진리확정자 그리고 두 종류의 현실주의

가브리엘 콘테사는 이 논문에서 양상 현실주의를 '순한맛'(softcore) 현실주의와 '매운맛'(hardcore) 현실주의로 구별한다. 전자는 스톨네이커로 대표되는 전통적 현실주의이고, 후자는 성향주의로 대표되는 새로운 현실주의이다. 저자는 후자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응하고 전자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매운맛 현실주의를 옹호하고자 시도한다.

변화들: 다시 여는 말

블로그에 몇 가지 변화를 줬다. 1. 주소를 바꿨다(https://philtoday.kr). 보다 오랫동안 사용하고, 뉴스레터와 연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하던 생각이다. 이에 맞추어 외부용 메일(wj@)과 뉴스레터용 메일(newsletter@) 역시 본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명함에 반영해야지. 2. 블로그 이름도 바꿨다. “백야”를 버리고 “오늘의 철학”으로 왔다. 사적인 공간의 이름이었고,